율동공원에 핀 부용
율동공원에 핀 부용
감기 기운이 좀 가시는가보다. 3주 정도 괴롭히던 몸살감기였는데 드러누워
앓지 않은 것만이라도 감사히 생각하며 디카를 바지 주머니에 넣는다.
오랜만에 나가보는 율동공원. 해가 막 뜨고 있다. 하늘은 맑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한결 시원하다.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한 아침 길이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개울물은 맑아졌고
개울가에 울창하게 자란 밤나무엔 자두만 한 밤송이가 많이도 달렸다. 石橋를 건너 푹신한
청 갈색 우레탄 포장길을 따라 호숫가 번지점프대를 지나니 조각공원에 이른다.
여기저기 설치한 조각 작품을 훑어보며 책 테마파크 앞을 지나 산자락 옆길을 지나는데
너무도 아름다운 부용이 막 떠오르는 햇빛을 받아 영롱하게도 많이 피어 있다.
그 중 몇 송이를 디카에 담아 보았다.
부용(芙蓉)은 아욱과(Malvaceae) 부용속의 식물을 뜻하는 학명 하이비스커스(Hibiscus
Mutabilis)로 낙엽관목이다. 중국 남부와 타이완이 원산지이고 1m에서 3m 가까이 자라는
내한성이 강하고 양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 꽃은 8월에서 10월까지 피고 원예품종으로
많이 개량되어 백색에서 진홍색까지 다양한 색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같이 추운 겨울에는
뿌리만 남고 줄기는 다 죽는다. 꽃잎은 다섯 장이고 꽃말은 미묘한 사랑, 섬세한 아름다움,
정숙한 연인, 우아한 연인 등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 꽃말에 어울리게 옛날 성천(成川)
에 살던 부용(芙容)이라는 아름다운 기생과 문학에 뛰어난 부사(府使) 김이양(金履陽)의
애틋한 사랑에 얽힌 전설이 이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무궁화, 하와이무궁화 그리고 접시꽃(촉규화)은 다 아욱과에 속하므로 꽃 모양도 언뜻
보면 부용꽃과 비슷하여 착각하기가 쉽다.
한 그루에 몇 송이 핀 이슬 맺힌 진홍색 부용을 본 순간 떠오른 시상이 오래오래
마음속 깊이 파고들어 사진 작업을 하며 글을 써보았다.
부용(芙蓉)
사진과 글/돔
지치도록 기다려도
오시지 않는
고운 님 발자취 그리운 아침
간밤 지새운
새벽 찬 이슬
고운 한 방울 눈물 되었네
오늘도 기다릴까
이 산자락에서
불타 뜨거워진 이 가슴 속
언제 찾아들어 식혀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