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뉴도미닉 2010. 9. 22. 20:38

 

 

추석날 새벽 휘청거리는 몸을 정결히 씻고 검정 예복으로 갈아입는데 바지 주머니에

 무게감이 느껴진다. 손을 넣어 꺼내 보곤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칠팔 년을 나의

분신처럼 같이 하던 휴대폰을 지난 5월 27일 아버지 제삿날 분실하여 새것으로 샀는데

   예복 주머니에 넣었던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 한편으론 반가우면서도 그동안  

  품어왔던 나의 못나고 옹졸하고 그릇된 상상력이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왔다. 

 

진도화가 선물한 3돈짜리 돼지와 자수정 네 잎 클로버 액서세리를 항상 달고 다녔었다.

현재 시세로도 60만 원이 넘는 것들이다. 휴대폰이야 버려도 집어갈 사람도 없겠으나

나이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그 어떤 사람을 의심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못난이의 반성과 정중한 용서를 빌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 글을 올린다.

 

 

전에 쓰던 휴대폰 

 

 

새로 산 휴대폰-액서세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