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에서 대둔산까지 - 여행 아홉째 날
기대가 커 실망도 컸던 땅끝마을의 일출…
너무나 초라했다.
땅끝선착장[갈두터미널]에선 보길도행 배가 출항준비에 한창.
간밤에 짜 본 오늘 관광 일정은 땅끝전망대, 고창고인돌, 변산반도, 새만금방조제 그리고 대둔산까지 가는 일.
바쁘게 서둘러야 할 빡빡한 일정이다.
내심 새만금방조제에서 낙조를 기대해 보는데…
아침을 들고나니 거짓말같이 구름이 걷혀 말 그대로 천고마비의 파란 하늘이 반긴다.
전망대는 걸어서도 갈 수 있고 모노레일을 타도된다.
멋진 전망대에 모노레일까지 갖춘 관광 명소 입구에서 우리는 잠시 멈칫!
길가까지 점령하고 지저분한 천막까지 너저분하게 처 놓은 입구는 그야말로 가관.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남군에서 조속히 풀어야 할 과제이다.
입구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근 현대적인 모노레일 정류장…
분위기가 꼭 양복 정장에 낡은 고무신을 신은 것 같다고나 할까?
우리 일행이 첫 관광객으로 탑승했다.
땅끝전망대는 조명 시설로 한참 바쁘다.
밤하늘을 장식할 멋들어진 전망대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9층 전망대는 작업으로 출입금지.
7층 전망대에서 본 남쪽[위] 바다와 서쪽[아래] 바다 그리고 동쪽[아래 아래] 바다.
기념사진을 찍고 고창으로 발길을 돌렸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양 최대 고창고분 군[群]… | |
일종이고 대부분 혈연집단의 무덤이지만, 이들의 무덤을 상징하는 묘 표석, 종족이나 집단의 모임장소나 의식을 행하는 제단으로 보고 있다.
고인돌을 닮은 육중한 느낌이 드는 고인돌박물관은 인상적이다. 전시물도 잘 정돈 되어 있다. 박물관 옆 거대한 고인돌을 보니 옛 부족 수장의 세력을 짐작할 수 있다.
관광차를 타고 고분군을 돌며 볼 예정이었으나 마침 점심때라 전부 휴식 중. 맥이 빠진다. 기다릴 시간조차 없으니… 걸어서 다 보려면 온종일 걸릴 방대한 지역이라 도산리 초입에 있는 고분군만 땀 흘리며 다녀왔다.
도중에 코스모스와 해바라기 꽃 단지가 있어 별로 무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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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으로 해바라기 뒷모습을 찍어보는 기회도 가져보고…
고창읍 초입에서 점심을 하고 곧바로 변산반도로 향하는데 날이 시원치 않다.
그렇게 맑았던 하늘엔 안개가 끼기 시작하고 구름도 점점 두꺼워진다.
기대했던 변산반도 해안 풍경은 안개가 시야를 가리고 말았다.
파래야 할 바다는 온통 회색빛 일색…
우리는 해안도로를 돌아 격포로 들어갔다.
채석강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진입로 공사로 길을 막아버렸다.
변산은 우리를 반기지 않는가?
격포항에 정박한 배와 생선을 말리는 광경
격포를 빠져나와 새만금방조제로 직행…
새만금방조제는 총길이 33.9km로 평균 바닥 폭 290m[최대 535m], 평균 높이 36m[최대 54m]로 변산반도와
군산을 연결한다. 세계 최장이었던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32.5km]보다 1.4km 더 긴 방조제이다.
이 공사로 118㎢ 넓이의 바다가 육지로 바뀌었는데 이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른다.
방조제는 평균 수심 34m, 최대 유속 초당 7m에 이르는 바다에서 고난도의 심해공사를 통해 순수 국내기술로
조성되었다.
방조제 상단부에 4차선 도로를 건설하였고, 도로 주요 구간에 전망 덱-편의시설을 설치하였으며, 방조제
안쪽으로는 녹지대 공간을 조성하였다. 방조제와 함께 길이 125km의 방수제와 2개소의 배수갑문이
조성되어 있는데 각 배수갑문에는 선박 출입과 회귀성 어종의 보호를 위하여 통선문[通船門]이
설치되어 있다. 배수갑문의 수문은 총 36개로, 각 수문의 규모는 폭 30m,높이 15m 그리고 무게 464t이다.
방류량은 소양강댐의 3배 규모인 초당 1만 5,862t.
방조제 준공으로 농업, 생태환경, 산업, 관광·레저, 과학연구, 신재생에너지, 도시, 그리고 국제업무단지 등
8개 용지로 구분하여 개발할 계획이다.
기대했던 낙조는 고사하고 바다 빛 한번 제대로 못 보고 33.9Km를 달리는 기분은 담담하기만…
방조제를 빠져나와 쭉 뻗은 고속화 도로를 한동안 달려 전주를 지나는데 벌써 어둠이 깔린다.
북쪽으로 한동안 달려 대둔산도립공원에 도착하니 저녁 8시경.
대둔산장에 여장을 풀고 대낮같이 밝은 식당가를 오르내리며 찾아 들어간 곳은 음식점 전주시골밥상.
피로감에 지쳐 저녁생각이 별로였으나 시골밥상을 보고 소주 한 병을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