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그림이 있는 에세이159

뉴도미닉 2011. 2. 24. 12:37

 

             2011-02-11

             그림이 있는 에세이159 

         

             명제: 사랑 1995년 작 15P Oil on canvas

                  작가:   정란숙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그러면서도 내가 행복할 수 있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도 행복하게 해주는.....무엇을 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도 중요하다. 사람은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사랑을 느끼고, 자존감自尊感을 느끼고 그리고

           확신에 차서 또 다른 꿈으로 향한 열정이 생기고 그것은 서로의 소통에서 기쁨의 열락悅樂으로 이어진다. 

 

           그랬다. 객석이 넘쳐 방석을 깔고 앉아 봐야 하는 작은 소극장에서 보는 발레 공연을, 발레리노와 발레리나의

           동작에 손이 얼얼하게 손뼉을 치며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 외치며, 무대 장식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높이

           뛰거나 턴[turn]을 하면 불빛에 포물선을 그리며 구슬처럼 반짝이며 떨어지던 땀과, 동작이 끝나면 내쉬는 거친

           호흡이 맘을 설레게 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지척에서 바라보는 무용수의 몸짓은 멀리서 바라보던 화려한 무대의

           공연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간간이 몸짓을 해주며 발레의 언어와 해설을 해주던 발레리노의 열정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듯이 그것을 바라봤던 많은 사람의 가슴에 희망과 행복을 담아준다.

  

           동양인 발레리노로서 처음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백조의 호수’에서 왕자 역을 맡아

           열연을 했던 <이 원국> 발레리노가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작은 발레단을 운영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을 우연히 알아 그림 그리는 선생님들에게 함께 보자고 했다. 예술혼을 불사르는 사람들이어서인지

           뜨겁게 호응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붓으로 캔버스에 인생을, 철학을 터치하는 것이나 동작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터치하는 것이나 무에 다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또 다른 무용가 <피나 바우쉬>를 떠올렸다.

  

           현대 무용의 전설이라고 명성을 떨친 < 피나 바우쉬 > 는 춤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을 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무용을 배워본 적이 없는 10대 청소년들을 뽑아 연습을 하게 하여 몸을 통한 새로운 소통의

           방법을 발견하며 성장해 가게 했다. “ 난 인간이 어떻게 움직이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가에

           관심이 있다.”라고 한 그녀는 우리나라에 와서 공연도 했는데 68살의 나이로 2009년에 죽었다.

         ‘탄츠테어터(Tanztheater)'라는 장르로 20세기 현대무용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고 경계 없는 예술의 전형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무용가였다. 인간 실존의 문제를 예술로 승화시키며 기존의 권위와 관습을 깨고

           삶의 영역으로 자신의 춤을 펼쳤던 그녀의 공연을 보면서 황당해하면서도 빠져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정통발레를 꾸준히 연구하며 연습하여 꿈에 그리는 무대에서 화려한 비상(飛翔)을 꿈꾸는 무용수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무용가의 연출과 상상력으로 탄생하는 무용은 그림으로 말하면 구상과 비구상이라고 해야 

           하고 좀 더 나가면 미니멀아트가 아닐까? 정통발레가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현대무용은 완전함을 표현한다고

           할까? 작품해석에 따라 빈틈없이 보여지게 하는 발레와 편안하게 즐기며 보여지게 하는 현대무용은,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동으로 표현하는가에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인간의 삶 속에 담겨 있는 진실을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

  

           격식에 맞춰 발레를 하는 무용수와 서로 만지며 춤을 추며 사람들과의 소통을 몸으로 표현하는 댄서는 사람들의

           순수함과 만나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어 순수를 잃게 하지 않고, 어린 꿈나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것을 바라보며 또 다른 삶의 터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라는

           메시지를 주며 나같이 자기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자신은 보람을 느끼고 또 다른 작품으로 매진하게 하는 힘을 얻는 것이다.

  

           뭔가 뛰어나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언제나 삶 속에서 느끼고 변화하며 노력하며 그 무엇을 향해 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향해 가다 보면 나 자신도 행복하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행복하지 않을까?

 

 

           **사랑: 그림을 가르칠 때 나는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그림 소재도 이야기 중에 본인들이 스스로 찾게 만들었다.

                        무엇을 그릴 것인가? 어떻게 구성을 할 것인가? 끊임없이 묻고 생각하게 했다.

                        여행 갔다가 유리공예품을 사와 그려보겠다고 한 제자가 가져온 것을 행복한 마음으로

                        그렸던 게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