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은 피고
목련은 피고
봄의 전령인 목련이 핀 아파트 주변이 한층 밝아졌다.
백색과 자색의 고운 자태와는 달리 숨은 슬픈 유래를 알기나 하는지….
공주의 무덤에서 북녘을 바라보며 핀 백목련이던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바다신의
부인 무덤에 핀 자목련이던 슬픈 사연을 알고부터는 애처로이 보인다.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백목련[白木蓮]은 바다神을 사모하다 자살한
공주의 사랑에서 유래되었을 듯하고, <숭고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자목련[紫木蓮]은
공주의 숭고한 사랑을 늦게서야 알고 부인을 살해한 바다神의 전설에서 유래되었을 듯.
부질없는 추측이나 하며 글을 쓰는 어쩌면 한스러워 보이는 나의 마음도 편치 않다.
온종일 구름과 가랑비로 얼룩진 월요일 밤을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봄>을 감상하며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사월의 노래/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던 꿈의 계절 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 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바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불어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던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 아
자 목 련 紫 木 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