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추위 속 청평 견지낚시 나들이

뉴도미닉 2012. 11. 27. 14:37

 

 

추위 속 청평 견지낚시 나들이

 

소설이던 22일, 친구인 이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견지낚시를 가잔다. 하필이면 그 좋던 날이

  다 지난 다음 겨울철에 견지낚시라니……. "좋지. 가볼까?" 라는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았다. 

대신 "일기예보 좀 확인하고 전화할게." 라는 대답을 하곤 전화를 끊었다.

 

청평의 23일 날씨를 확인해 보니 최저 0도 최고 7도에 오후 3시까지의 풍속은 1m/s…….

이 정도면 견지낚시 하기엔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강물이 흐르느냐인데 요즈음 청평에서는 발전을

한다고 하니 강물은 흐를 것이고 수온[水溫]도 문제이나 당장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떻든 올해는 낚시를 한 번도 못 가 바람이나 쐴 겸 23일 같이 가기로 약속했다. 

 

 

 

 

 

 

23일 오전 분당에서 떠난 시간은 아홉 시 반경…….

 

"좀 늦긴 했으나 서너 시간 낚시할 시간이 될 터이니 그만하면 충분하네.

신선한 공기나 쐬고 누치 몇 마리 낚아 손맛이나 보면 되지."

 

이런 잡담을 하면서 팔당호반 옆을 지나고 양수리를 지나 북한강 변을 달렸다.

 

청평으로 가는 강변도로는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강변을 따라 올레길을 만드는 건지 자전거길을 만드는 건지 공사로 길이 가끔 막히곤 했다. 

 

 

 

 

 

 

아침부터 엷게 낀 안개가 북한강 일대도 마찬가지.

사방이 뿌옇다.

 

 

 

 

 

 

금남읍을 지나 구 경춘도로를 잠시 달리니 청평이 보인다.

 

 

 

 

 

 

청평……….

 

수십 년을 다녔던 곳이다.

낚시도 하고 드라이브도 했던 곳으로 나의 생전 눈을 감을 때까지 잊히지 않을 곳이다.

 

 

청평 유원지에 도착한 시간은 열 시 반경.

청평 발전소에서 발전을 해 강물이 흐르고 있다.

 

 

 

 

 

 

우리가 탈 배는 '첫집 2호'

관리인이 준비한 배를 타고 오랜만에 노를 저어 강 복판 물길이 좋은 곳으로 이동했다.

 

 

 

 

 

 

바람이 한 점도 없다. 정막뿐…….

 

 

 

 

 

 

앙카를 내리고 깻묵 자루를 내리고 시계를 보니 10시 50분.

이사장은 바로 낚시질을 시작한다.

 

나는 우선 수온을 재보았다. 영상 7도다.

 

"이런!"

 

나도 모르게 신음이 나온다.

수온이 적어도 10도 이상은 돼야 입질이 좋기 때문이다.

 

 

 

 

 

 

상류 쪽을 보니 다리 아래쪽에 견지낚시 꾼 한 사람이 낚시하고 있는 게 보였다.

 

한 시간 가까이 수침질을 해도 피라미 한 마리도 대들지 않는다. 보통 5분 내로 입질이

오는 것이 정상인데 말이다. 후끈 단 이사장이 관리인에게 전화했다.

 

"우리 상류 쪽으로 옮겨줘요. 한 마리도 물지 않아요!"

 

 

 

 

 

 

 

 

곧바로 관리인이 견인보트를 몰고 왔다.

 

 

 

 

 

 

우리 배를 상류 쪽으로 견인하는 동안 언뜻 보니 혼자 온 견지 꾼이 한 마리의

누치를 잡아 올리는 게 보인다.

 

 

 

 

 

 

 

 

우리가 옮긴 곳은 먼저 하던 곳에서 백여 미터 상류 쪽.

다시 낚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건지 흐르던 강물이 멈춘다. 점심때[12시]가 된 것이다.

12시부터는 발전을 하지 않고 오후 1시 후에야 다시 발전한다.

 

한동안 노를 저어 관리실로 돌아와 간단히 점심을 하고 발전하기만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혼자 온 견지낚시 꾼도 왔는데 우리보다 일찍 와 몇 마리의 누치를 잡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수온이 낮아도 가끔 어신은 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본다. 

 

 

 

 

 

 

 

그런데 조용하던 날씨가 서서히 변하며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그것도 남풍이다.

남풍이 불면 맞바람이 되어 견지낚시엔 치명적이다.

 

한편 기다리던 발전은 오후 3시까지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바람은 점점 세차게 불고…….

 

 

 

 

 

 

한없이 기다릴 수도 없어 15분을 더 기다리다 포기하기로 했다.

 

내년 봄을 기약하고 이 사장이 운전하는 차로 유원지를 떠나며 잠시 눈을 감아보았다.

 

그리움으로 가득 찬 옛일들을 떠올려 본다.

흘러간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펼쳐진다.

 

한 마리도 못 낚은 오늘 하루…….

바람을 쐰 것만으로도 나에겐 행복한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