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도 봄소식이 - 봄을 찾아온 꽃 가족
분당에도 봄소식이 - 봄을 찾아온 꽃 가족
하늘이 파랗게 개인 23일 오전 오랜만에 꽃을 촬영하기 위해 목적지 없는 출사길에 나섰다.
무슨 꽃이 피었을지 궁금도 하고 호수도 보고 싶어 그동안 한동안 발길을 멀리했던 율동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개천 길을 따라 발길을 옮기는데 한 무리의 오리 가족이 시야에 들어온다. 갈대밭이 우거진 호수엔 오래전부터 철새인 오리가
텃새가 되어 살고 있는데 그 중 한 마리로 추정되는 엄마 오리가 귀여운 오리 새끼 열한 마리를 데리고 개울 바닥을
누비고 다닌다. 어찌나 귀여운지 많은 사람이 발길을 멈추고 구경도 하고 셔터도 누른다.
호숫가의 벚꽃은 거의 떨어지고 나뭇가지엔 엷은 붉은색이 도는 새잎이 자라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호수를 한 바퀴 돌아 광장을 지나는데 잔디밭 한구석에 민들레 꽃 군락지가 눈에 띈다.
수도 없이 많이 핀 노란 민들레 꽃을 보니 공원에서 민들레 꽃밭으로 가꾸는 모양이다.
민들레와 벗이 되어 꽃밭에 머물며 몇 컷을 담다 보니 시간이 꽤 지나갔다. 국궁장[國弓場] 근처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전에 들렀던 아파트 단지 내 소공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곳엔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겹 매화는 다 지고 며칠 사이에 하얀 싸리 꽃과 다른 꽃들이 아직도
지지 않은 산수유 꽃과 진달래꽃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피어있다.
다른 곳에 피었던 목련은 대부분이 저버렸는데 이곳에는 이제야 피기 시작했고 꽃 모양이 다른 것을 보니
좀 늦게 피는 우리 재래종 자목련으로 보인다.
꽃망울이 송알송알 맺혀있었던 명자[
활짝 피어 단연 소공원의 주인공이 되어있다.
복숭아꽃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분홍색의 꽃이 피어있는데
겹꽃인 걸 보니 개량종인 도화[桃花]가 아닌가 싶다.
파란색과 빨간색을 띤 수많은 단풍 나무에도 꽃이 피었고.....
보라색 라일락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가을에 익어가는 조 이삭처럼 생긴 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참나무 꽃
옛날 시골집 뒤뜰에서 귀여움을 받으며 피었던 홍도[紅桃]!
막 피기 시작했다.
봄꽃을 감상하고 카메라에 담으며 자연 속에 빠져들다 보니 신비로운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기만 하다.
아름다운 연인과 같은 선물을 우리에게 주신 신에게 감사를 드린다.
며칠을 곱게 피었다가 시들어가는 꽃은 자손을 퍼트리기 위함이겠지만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꽃을 찾아다니는 것일까?
웃음을 띠고 허공을 맴도는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기 위함은 아닐는지......
시인 김시천의 '봄꽃을 보니'를 마음속으로 읊어본다.
- 4월 23일 율동공원과 소공원에서 -
우리 재래종인 자목련은 이제야 활짝 꽃을 피워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는 듯...
오늘도 소공원을 곱게 단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