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은 올해도 피었는데
때 이르게 찾아온 찜통더위로 앞뒤 베란다 창문을 연다. 맞바람이 불어 눅눅하고 후끈하게 달아오른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내려준다. 봄엔 옆 산의 소나무에서 날라온 송홧가루가 책상이고 식탁이고
평평한 곳엔 예 외 없이 뽀얗게 덮였는데 요즘은 야릇한 밤꽃 향기가 온 집안 구석구석을 채운다.
며칠 전 다녀온 율동공원도, 주말농장도 율동[栗洞]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밤나무가
뽀얗게 꽃을 피우고 있다. 한 해의 중턱에 들어섰다는 대자연의 순리를 알려주는 자연의
예언이다. 나름대로 후손을 번식하기 위해 꽃으로 향기를 풍기는데 사람들은 인간의 분비액에
비유하기도 하며 온갖 상반된 글을 쓰기도 한다.
40여 년 됨직한 이곳의 굵은 밤나무 숲은 매년 꽃을 피우고 밤이라는 열매를 맺어 뭇사람을
불러 모은다. 대자연의 선물이다. 올해도 내년에도 해마다 오래오래 꽃을 피울 것이고
향기를 내뿜을 것이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들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올해도 들고간 디카로 이곳저곳에 펼쳐진 꽃으로 만발한 밤나무 숲을 담아본다.
가슴 깊게 숨겨놓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더듬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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