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실 친구 별장에서
비바람이 며칠 동안 세차게 몰아치더니 날이 갰다. 약속한 날이 지난 12일 오전
해군 동기인 친구와 진안 마령 구덕실에 있는 해군 동기 이 회장의 별장으로 떠났다.
그의 정원에 심을 작약 두 그루와 햇반 스무 개를 사들고 아름다울 정원을
상상하며 달리는 길은 한가하기만 했다. 며칠을 지내며 남자 셋이서 햇반으로 식사를
해결할 예정이었는데 그의 부인이 아침 일찍 일부러 내려와 계셨다. 친구가 전화를
했던가 보다. 미안하긴 했으나 한편으론 친구의 우정이 고맙기만.....
광대가 춤을 추는 형상이라 부친 광대산 아래 진안 마령읍의 새벽은 아직도
불이 켜지고 멀리 마이산이 보이는 동북쪽 하늘로부터 먼동이 튼다
잠시 후 정원수 사이로 태양이 얼굴을 내민다
온 사방에서 울려오는 온갖 새소리가 아침을 알린다
울창한 나무와 고운 꽃으로 둘러싸인 별장
새소리만 제하곤 적막뿐...
이 꽃 저 꽃으로 날아다니는 나비
황금주목은 흡사 꽃이 핀 듯.....
뒤뜰 장독대엔 항아리가 나란히 놓이고 장작더미가 산처럼 쌓였다
보일러로 난방을 하나 뜨거운 온돌을 좋아하는 친구가 방 하나는 나무를 때게 꾸몄다
별장 옆 숲 속으로 수백 포기의 장뇌삼이 자란다
이삼 년 후부턴 수확할 수 있다니 매년 들러 삼계탕이나 끓여 먹어야겠다???
재작년까지는 금 잉어 수십 마리를 키웠으나 밤마다 산짐승이 잡아먹어
작년에 연꽃을 대신 심었더니 미꾸라지와 올챙이와 소금쟁이가 살 판이 났다
연잎은 막 싹을 틔우며 수면으로 예뿐 얼굴을 내민다
고원 지대라 날이 차 영산홍이 피기 시작했고 겹벚꽃도 피었다
산새와 나비의 천국....
친구 부인의 권유로 잠시 현장 교육을 받고 무진장의 취나물을 직접 따 보았다
줄기에 붉은색을 띤 취가 향기가 더 짙고 맛도 좋다고.....
따온 취를 아주머니가 직접 데쳐 주신 취나물은 아버지 제사상에 올릴 것을 따로
보관하고 나머지는 온 가족이 맛있게 들었다
진안 하면 떠오르는 것은 마이산 뿐은 아니다
또 하나의 명물이 있으니 흑돼지이다
새로 단장한 그늘집에서 자연을 벗 삼아 맛보는 흑돼지 삼겹살과 목살은
과연 일미...친구가 사온 포도주를 들다 보니 밤이 깊어 온다
고요와 어둠이 깃든 정원.....
소쪽새 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리는 뒷산 숲 속 하늘 높이 초승달이 살이 쪄 간다
며칠 후면 보름달이 되겠지...
몇 사람의 얼굴이 떠온다
광대산이 희미하게 보이는 산 아래로 마령의 불빛이 하루의 마감을 고한다
구덕실 별장에서 며칠을 묵으며 찍은 사진을 음악과 함께 하루로 줄여 편집해 보았다
친구의 고마운 우정을 담아 오래오래 보관하기 위함이고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한다
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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