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 꽃 필 때를 기다리는 마음
아직 부용 꽃이 피려면 두서너 달은 기다려야 하는데 자라나는 줄기가 보고 싶어
율동공원 한구석에서 자랄 부용 군락지를 찾아간다. 매혹, 섬세한 아름다움, 정숙한
여인, 행운은 반드시 온다 등의 여러 꽃말을 가진 아름다운 꽃을 기다리는 때 이른 마음은
두 주일 전 들렸을 때 앙상하게 줄기만 남아 있어 혹여 무척이나 추웠던 지난
겨울에 동사하지 않았나 하고 걱정이 앞섰던 탓이라 할까.....
작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무다리를 건너 산책길로 들어서니 곱게 피었던 벚꽃 나무 한 그루에
흡사 열매가 열린 듯 온 나무가 병이 들어 있다. 혹과 같이 이파리에 생겨 병인 것을 직감할 수 있어
인터넷을 다 검색해 보아도 병명은 알 수 없다.
병 든 나무 바로 앞엔 <분당구 공원내 병해충 방제공사>라는 플래카드만이 대조를 이룬다.
돌다리를 건너자 섬국수나무 꽃과 흡사한 꽃이 무리로 활짝 피어 있다. 이 꽃 역시 인터넷
검색하느라 시간만 보내고 끝내 이름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3 일 동안 연휴가 될 마지막 날 월요일이 현충일이고 단옷날이라 그런지 뻐꾸기 소리가
구성지게 울리는 산등성 아래에 핀 창포 꽃이 유난히 성스럽고 고와 보인다.
창포를 삶아 그 물에 머리를 감아 나쁜 기운을 없애고 윤기나는 머리칼을 참빗으로
빗던 옛날 여인들의 모습이 환생한 것일까?
호수 가장자리 둔덕에 오리 병아리가 서로 체온을 유지하느라 바짝 붙어 낮잠에
빠져 한시름 놓은 듯.....
. 그 옆으론 노란 꽃이 짙푸른 호수 위로 머리를 치켜들고 곱게 피어 있다.
널따란 조각공원을 돌아 길옆 산자락에 군락을 이뤘던 부용.....
두 주 전에 왔을 때 본 모습이다. 혹시 새싹이라도 나오는지 확인까지 했으나
겨울 추위에 엄청 강하다는 부용도 뿌리째 얼어 죽은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오늘 와 보니 꿈속에서 보듯 새파란 새싹들이 기다랗게 자라고 있지 않은가!
근심이 한순간에 살아진다.
8월에서 10월 사이에는 곱게 꽃을 피워 뭇사람을 애타게 하고 또 즐겁게 하리.....
부용의 새싹같이 자라날 유치원 어린이들의 즐거운 시간 .
돌아오는 길가 풀밭에 아리따운 젊은 여인이 데리고 온 고양이가 허전한 나의 블방을 채워주고
벚나무엔 벗지가 빨갛게 익어가는 계절이 왔다.
音樂 Flying to the Moon 外 여러 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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