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기일
며칠 전부터 꿈에 어머님, 외삼촌, 외할아버지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어머니 기일이 가까워져 신경을
쓰다 보니 현몽하였던 듯. 평시에 어머니가 꿈에 보이면 감기가 들곤 했는데 잠결에 이불을 제대로 덮지 않거나
걷어차면 있었던 일로 미리 계시하신 것이 아닌가 싶어 부모님께서 현몽할 때마다 건강에 조심한다.
선산이 충북 음성이라 어머님께서 생존 시에 가끔 걱정을 하셨었다. "나 죽으면 너희들 자주 못 올 텐데·······."
하시면서 은연중 서울 근처에 묻히시기를 원하셨던 것 같다. 그러나 오래전 아버님을 선산에 모셨기에 어머니도
돌아가신 후 선산에 아버지와 합장한 것이 88세이셨던 1997년 일이었으니 벌써 15년 전 일이다.
10대 종손인 돔은 여러 곳에 있는 선조님 묘역 관리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몇 년 전까지도 열댓 명을 대동하여
두세 팀으로 나누어 벌초하러 시골로 내려가곤 했었다. 어느 산소는 산지기가 있어 돌봐주기도 했으나 시대에 편승해
그 일도 어려워지고 산은 길도 없고 숲으로 뒤덮여 비석 없인 묘 찾기조차 어려워져, 몇 년 전 분당에 있는 메모리얼파크
납골묘원으로 선조 열 일곱 분을 다 모셔왔다. 물론 생전에 어머님께서 원하셨던 대로 부모님도 모셔왔다.
1월 24일은 어머님 기일······
올해 제일 추운 영하 13도를 기록한 날이다. 돔과 동생 부부 네 사람만이 오후 늦게 묘원을 찾았다.
손자와 증손들이 참삭치 못해 서운해 하시지는 안하셨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