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찍 산책길에 나섰으나 오늘도 아름다운 일출 광경은 볼 수 없다.
멀리 풍력 발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오늘 10월 10일은 성산 일출봉과 산굼부리 관광의 날.
쌍십절이라 중국 관광객으로 복잡하리라는 우려도 있긴 했다.
성산 일출봉을 해안도로를 따라가기로 하고 출발.
풍 다의 제주도엔 바람 한 점 없이 맑은 날 드라이브 하며 보는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미처 몰랐다.
사조콘도 앞길 좌측에서 시작하여 성산까지 수십 킬로미터의 해안도로는 볼거리도 많지만
조용하고 구불구불한 길가에 펼쳐지는 광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까만 화산암과 파란 바다 그리고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가 운치를 더해준다.
풍력발전은 내년 초 발전량 104MW로 연간 23만 MWH에 달해 제주도 소비 전력의 5%를 담당한다.
2020년까지 발전량은 그 다섯 배인 500MW로 공해 없는 녹색에너지 혁명을 이룰 전망.
김녕해안도로변 월정리 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백사장.
폭은 넓지 않으나 고운 백사장은 사람이 밟아도 자욱만 살짝 남긴다.
구좌읍의 풍력발전단지
세화읍 장날이다. 일행은 잠시 쉴 겸 어시장 구경을 했다.
구좌읍 하도리에 이르렀을 때 길가에 많은 차로 길이 메인다.
바로 하도리 포구에서 제3회 해녀축제와 제6회 전국해녀촬영대회가 개최 중이다.
포구가 있는 해변 길은 이미 카메라를 든 사람으로 인산인해.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해녀들의 경연 모습을 겨우 몇 장 찍을 수 있었다.
해변 길가에 쌓아 만든 돌탑…사람을 형상화한 것인지…
하도리 포구를 좀 지나 4H로 기어를 바꿔 길도 없는 풀밭언덕에 올라갔다.
그동안 일행을 싣고 다니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았을까…
검푸른 파도가 치는 하도굴동 교차로의 작은 부두에서 낚시하는 사람들
10시 40분경 도착한 성산읍
멀리 바다 건너 우도가 보인다.
"일출봉을 오르지 않고는 제주 구경했다는 소리 하지 마라"라는 제주도 사람들의 충고로
힘들어하는 친구 부부를 억지로 일출봉을 오르게 했다. 왕복 한 시간 반은 걸려야 하는 길.
좀 무리였겠으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전에 올라간 일출봉이기에 나만 혼자 남아 주위 경관을 디카에 올리며 휴식을 취했다.
매표소가 있는 초원 언덕길 멀리 성산읍이 보인다.
그 뒤론 아름다운 일출봉이 우뚝 서 있고…
하산하기를 기다렸다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쉬는 동안 보아두었던 스피드 보트로 일출봉 뒤쪽 해안을 보기로 하고 언덕길을 내려갔다.
1인당 2만 원!!!
10여 분 걸려 한 바퀴 돌아오는데 좀 비싸지만, 궁금증이 심하니 어찌하겠나…
보트 출발지에서 샛기청산 옆으로 돌아 선바루 앞을 지나 모살개 근처에서 돌아오는 코스.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보트에서 본 일출봉 동남단과 샛기청산.
보트 뒤에 탄 친구 부인과 한 여인이 뱃머리에서 튀는 바닷물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
샛기청산에 서식하는 가마우찌가 나란히 앉아 쉬고 있다.
공룡 등어리를 연상…
일출봉 남단의 선바루 근처의 암벽.
경이롭다!
일출봉 동쪽에서 본 암벽
공룡 등어리 같기도 하고 왕관 같기도 하다.
보트 타는 곳과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성산에서 산굼부리로 가는 도중 해변공원에서 본 일출봉
궁대악 근처에 있는 풍력발전기
산굼부리는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제주도 유일의 폭렬공[爆裂孔]기생화산이다. 분화구의 깊이는 약 100미터이고
지름은 600m가 넘는다. 제주 산굼부리분화구는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2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산굼부리 서쪽으로 경사진 비탈에는 한 길 넘는 은회색 억새가 꽃을 피워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굼부리[분화구]
세미오름을 등지고 늦게 핀 메밀꽃밭
산굼부리 관람을 마치고 제주정랑회엔카촌[演歌村 ] 카페지기 野原님이 강력히 추천한 제주목관아를 보기로 하고 좀
늦었으나 제주 시내로 출발 오후 5시 가까이 되어 도착했다.
조선 시대 제주지방 통치의 중심지였던 제주목[濟州牧] 관아는 지금의 관덕정[觀德亭]을 포함하는 주변 일대에 분포해
있었으며, 이미 탐라국 시대부터 성주청[星主廳] 등 주요 관아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아시설은 1434년[世宗 16] 관부[官府]의 화재로 건물이 모두 불타 없어진 뒤 바로 역사[役事]를 시작하여 그다음 해인
1435년에 골격이 이루어졌으며, 조선 시대 내내 증·개축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제주목 관아는 일제강점기 때 집중적으로
훼철[毁撤]되어 관덕정을 빼고는 그 흔적을 볼 수가 없었다.
1993년 3월 30일에 제주목 관아지 일대가 국가사적 제380호로 지정되었고, 발굴과정에서 확인된 초석·기단석 등을 토대로
하고,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탐라방영총람[耽羅防營總覽] 등 당대의 문헌 및 중앙문화재위원, 향토 사학가, 전문가 등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관아지 복원 기본설계를 완료하였다. 민관이 합심하여 복원하게 된 이 장대한 제주목 관아는 20세기를
마감하는 1999년 9월에 시작하여 새로운 세기인 2002년 12월에 복원을 완료하였다.
6월 5일부터 11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에서 6시까지 전통 복식을 한 수문장 교대식을 한다.
한동안 구경을 하다 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다.
수문장 교대식
망경루[望京樓] 2층에서 임금이 있는 경성을 보던 곳으로 바다가 보였다고 한다.
곤장틀을 보니 TV 사극 '김 만덕' 할머니 생각이 잠시 떠오른다.
오늘밤도 깜깜한 제주 바다엔 고깃배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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