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란숙의 작품 女心 외 10편
여류화가 정란숙이 메일로 보내온 그림 11편을 올려 여러 벗님과 같이 감상할 기회를
갖기로 하였습니다.
정란숙은 명제, 제작연도, 크기 그리고 그림을 설명하는 글을 간단히 써 넣어 감상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명제: 한 낮 1997년 작 20F Oil on canvas
한낮 : 부엌에 딸린 쪽마루에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물 허벅을 올려놓았다.
물 길어 오는 길목에 피어있는 들국화 몇 송이를 꺾어 물동이에
꽂아놓은 여인의 고운 마음을 생각 하면서.......
명제: 기다림 1999년 작 50F Oil on canvas
기다림 : 실타래처럼 엮어져 시렁위에 누워있고, 빛바랜 벽에 기대어 서있는
댓가지들의 묶음을 그려 보았다.
하나의 바구니가 절어져 완성이 되기까지 기다리며 장인의 손끝에서
영혼을 담는 그릇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내가 지향해 나가야 할 그 무엇?
과도 같지 않을까?
살짝 엿보인 푸른 바탕의 벚꽃은 내게 올 봄을 그리워하며 그렸다.
명제: 모란이 필 무렵 2003년 작 15F Oil on canvas
모란이 필 무렵 : 창문을 열면 밤사이 함초롬히 피어있는 수줍게 피어있던 모란
을 생각하며 그렸다. 예전에는 음양오행에 따라 집 안과 주위에 나무와
꽃들을 심었다. 모란은 집안에 부귀를 불러 온다고 해서 대문 옆에 많이
심었고 안방을 장식하는 그림이 되었다.
실패에도 쌈지에도 베갯잇에도 모란 을 수놓았다.
내 작품이 걸리는 집에 부귀와 영화가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
명제: 정담 1997년 작 50변형 Oil on canvas
정담 : 반닫이 위에 크고 작은 바구니들을 놓고 그렸다.
바구니 속에 무엇이 담겨 있고 담을 것이냐에 내 마음의 행복이 담긴다.
바랜 공책과 책의 낱장을 찢어 붙인 벽에 나만의 이야기도 살짝 담아
그렸다.
명제: 女心 1991년 작 25P Oil on canvas
女心 : 죽순 껍질로 만든 돗자리이다.
짚에 말린 죽순을 물을 축여 감싸서 한 줄씩 엮어 가며 만들어 간다.
그 돗자리 위에 쓰고 남은 자투리 천을 넣는 쌈지를 그렸다.
예나 지금이나 여인들은 예쁘거나 고운 천, 고운 실을 모아
자기만의 비밀 상자, 쌈지에 담아놓고 꺼내보고, 펼쳐놓고
자기 꿈을 옮긴다.
마음 담아 그린 그림이다.
명제: 여심 (꽃들에게 희망을) 2004년 작 20F Oil on canvas
여심 : 봄에 피어서 늦은 여름까지 길가의 화단을, 집의 정원 한 켠 에서
쉼 없이 피고지고 하는 꽃이다.
사람들이 뽑지 않으면 해마다 그 자리에 다시피어 자신들의 세력을 넓혀가는 꽃,
그 꽃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바구니 안에도 희망을 담아 기다리는 소품들을 그렸다.
명제: 몽 (夢) 또는 작업(作業) 30P Oil on canvas
몽(夢) : 바구니가 절어지는 과정이다. 바구니를 절어가는 장인(匠人)의 꿈꾸는
세계는 영혼을 담는 그릇이 아닐까?
망초 꽃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비의 꿈은?
명제: 그리움 1999년 작 8F Oil on canvas
그리움: 내 귀는 소라껍질 바다소리가 그립다는 시인의 글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마음에 그리움을 안고 산다. 스타치스 한 다발을 가슴에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렸다.
명제: 망초 꽃 필 무렵 2008년 작 12F Oil on canvas
망초 꽃 필 무렵; 흙이 있는 곳에는 씨가 옮겨와 뿌리를 내리고 사는 망초!
망초 꽃이 필 무렵이면 자두 살구 복숭아등 많은 과일이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복숭아가 담겨있는 바구니를 그려 보았다.
명제: 여심 2002년 작 10F Oil on canvas
여심 : 바구니에 많은 꿈을 담은 조각천이나 실, 그리고 예쁜 패물이나 문서를
담은 쌈지이다.
예전의 여인들은 자기만의 소유물을 자신이 한 땀 한 땀 꼼꼼하게
바느질을 하여 만들었다.
옛날에 할머니께 이야기보따리 풀어서 이야기 해달라고 조르던 생각이
나서 할머니가 끼셨던 은가락지와 함께 그렸다.
명제: 승(承) : 1995년 작 100F Oil on canvas
승(承): 볕이 좋은날 마당에 덕석을 깔아놓고 바구니를 절던 풍경을 그렸다.
키 작은 채송화와 봉숭아도 피고 옥잠화가 보라색 비녀를 꽂은 듯
피어있는 장독대에는 항아리들이 햇빛을 받으며 반짝이고, 텃밭이 있어
채소와 나무들이 자라는 시골풍경을 그려 보았다.
열어놓은 대나무 사립문에 바구니를 절다 잠시 마실 가셨던 아저씨가 들어오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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