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선물

황금산(黃金山)의 일몰

뉴도미닉 2009. 10. 16. 12:00

황금산(黃金山)의 일몰

 

며칠을 두고 일출과 일몰이 보고 싶어 1박 2일 코스로 다녀올 곳을 찾아 택한 곳은 집에서 제일 가까운

충남 당진 석문면에 있는 왜목마을. 해발 79미터인 왜목마을 뒷산 석문산(石門山)은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서해안에서 유일한 장소이다. 14일 1시 반에 출발하여 2시간도 안 걸려 도착.

그런데 해가 섬 쪽으로 지는 시기로 일몰의 경관은 별로라는 소식이다.

 

  지도를 펼쳐본다. 이 근처에선 서산시 대산면 독곶리에 있는 황금산(黃金山)이 일몰을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란 추정을 해본다.  6시경이 일몰시간... 빨리 서두르면 가능할 듯. 계획이 완전히

바뀌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조건 간다는 것이 불안하고 시간을 보니 일몰까지 2시간 반 정도

남았다. 무조건 출발한다. 상세한 지도도 없어 간이 지도와 눈짐작으로 뾰족한 산봉우리만

찾아가는 길에 해안근무병인 듯한 군인 2명을 만난다. 뾰루지 같이 뾰족이 솟은 산이 바로 황금산

이라는 것과 서둘러 산에 오르면 일몰을 볼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겨우 차 한 대가 다닐 길을 찾아 산 가까이 간다.

  

산아래 주차를 하고 물 한 병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비상 전등을 들고 거의 정장의

옷차림으로 산을 오른다. 의외로 길이 좋다. 등은 땀에 흠뻑 젖어 축축하다. 집에 와서 안 사실인데 

높이가 129.7 미터인 해안에 솟아 있는 경사가 급한 산이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으나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바다가 보이질 않는다.  철석 이는 파도소리만 바닷바람과 함께 들릴 뿐. 순간 맥이 푹 빠진다.

정상까지 올라와 헛걸음만 치고 돌아갈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햇빛을 따라 해안 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나무숲을 헤치며 무조건 간다. 바다가 확 눈에 들어온다. 절벽이다!

 아~ 이 황홀한 절경!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림보다도 아름답게 펼쳐진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태양......

 

~~~~~~~~~~~~~~~ * * * ~~~~~~~~~~~~~~~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서해대교를 건너 송악 IC로 나와 38/77번 도로를 거쳐 석문

방조제를 지나고 615번 도로를 잠시 달려 왜목마을에 도착한다.

 해안을 걸으며 일출 일몰을 볼 수 있는지 확인해본 결과 일출은 볼 수 있으나 일몰은 별로인 듯...

 

 

조용한 왜목마을 앞바다...멀리 보이는 수평선에 솟아오를 태양을 잠시 상상해본다.

 

 

 

마음을 비우고 대산에 있는 독곶리 마을 황금산에 오를 계획으로 대호방조제를 지나 한동안 달린다.   

드디어 도착한 황금산 등산길 입구 - 산 정상에 있는 황금산사의 유래 설명

 

 

 

여러 급경사 마다 설치한 계단...감기약을 들어 힘 들어하는 진도화 

 

 

 

산 정상에 있는 돌 탑인데... 돌은 올려놓지 않았다.

 

 

 

돌 탑 앞에 있는 황금산사(黃金山祠)...나무 가지에 걸쳐놓은 알록달록한 천

 

 

 

정상에 올라오니 일몰까지 50여 분...한 동안을 기다린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

 

 

 

 5시 30분이 약간 지난 시간

 

 

 

 서해안 일몰은 용광로같이 타오르는 태양과도 같다고 들었는데 대기 중에 습기가 많아 

 오늘같이 구름 한 점 없는 날인데도 장관은 펼쳐지지 않는다.

하늘은 연무로 뿌옇게 변하고 바다와 하늘이 맞닿던 수평선 위로 안개층이 더 생겨 태양이

  바다로 떨어지지 않고 안개층으로 떨어지며 황홀경은 끝내 볼 수 없고 아쉬움만 남는다. 

 

 

 

산에서 내려오니 곧바로 어두워진다. 독곶리 해안길을 따라오는 길 옆에 황금산회관이

눈에 들어온다. 깜깜한 회관 앞 개펄에선 사람들이 횃불을 밝히고 산 낙지를 잡고 있다.

 

이것저것을 주문하는 진도화에게 중년의 사장이 무조건 이곳의 명물인 가리비 구이와

해물국수를 들라고 추천한다. 가리비 2킬로와 해물국수면 충분하다는 설명. 

 

혹시 양식 가리비가 아닌가 물었더니 이곳 가리비는 백 프로 자연산이라는 설명.

"껍질 모양이 다르고 또 한 가지..." 하며 껍질을 까 보인다. "가리비마다 아기 게가 한 마리씩

껍질 안에서 공생하고 있어요. 양식은 없습니다." 라며 기어다니는 1센티 내외 되는 어린 게를

보여준다. 몇 개를 까보아도 다 마찬가지. 신기하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다.

 

가리비로 허기를 채우고..1인분의 해물국수가 왜 그리도 많은지 둘이 겨우 비웠다. 

 

 

외지여서 밤길을 묻고 물어 왜목마을을 찾아 호텔에 도착하니 한참 축구경기를 방영 중...

경기에 이겨 즐겁고 내일을 기대하며 알람을 새벽 5시에 맞추어 놓는다.

이렇게 오늘 14일이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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