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 공원의 어떤 아침
며칠째 비가 내리더니 하늘이 갠 8월 초순 율동공원에 산책을 나선다. 동쪽 하늘은 동이 터
연분홍빛을 띄우며 금방 해가 솟아 오를듯하다. 요즘 날씨에 낮 산책은 상상도 못 할
뜨거운 날이 계속하여 일찍 나선 길가엔 다 저버렸을 능소화가 두 송이 피었다.
산등성 넘어 책 테마파크 지붕엔 父子가 나란히 앉아 책을 읽는 조각상이 다정스럽고
뒤뜰엔 근면함을 뜻하는 개미 조각 한 쌍이 가지런히 설치되어 있다.
늦가을같은 파란 하늘 아래에 펼쳐진 조각 공원엔 오늘따라 유난히 밝은 햇빛을 받아
빛나는 두 조각상, <꿈꾸는 손>과 <우리는 가끔 하늘을 바라본다>가 우뚝 서 있다.
조각 공원을 돌아 산등성이 길모퉁이엔 작년에도 곱게 피었던 부용이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수백 그루에 핀 꽃 모양도 다양하다. 十人十色인 인간의 됨됨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아름다움이 한계에 다다른 나의 사진 기술로는 이것이 전부이니 오히려 미안한 감이 든다.
수많은 인간사를 보고도 말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대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한동안 지켜본다.
뜨거운 햇볕을 얼굴에 받으며 흙길을 걷는 발걸음이 오늘 아침은 한결 가볍다.
작품명 : 꿈꾸는 손 재료 : 황등석 작가명 : 차현주
작품명 : 우린 가끔 하늘을 바라본다 재료 : 오석-화강석-구리 작가명 : 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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