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13
그림이 있는 에세이 166
명제: 꿈을 싣고 나는 독도 2011년 작 10F Oil on canvas
그림/글 : 정 란 숙
생각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6월 말에 독도 탐방 일원이 되어 오른손 깁스를 풀고 선생님들과 1박2일로 다녀왔다.
5년 전 울릉도에 5박6일 동안 스케치하러 가 있었으면서도 독도를 못 갔었는데 이번에는 꼭 가야 하는 목적이 생겨서
불편한 손을 들고 갔었다. 이달 말부터 목우회(내가 관여하는 미술단체)에서 아름다운 독도”라는 테마를 붙여
회원전을 하기 때문이다. “정 선생 작업도 못할 것이니 이 기회에 독도에 다녀옵시다.”라는 선생님들 말씀에 달리
핑계댈 것도 없고, 쉽게 갈 수없는 곳이기에 갔었다.
뱃멀미가 걱정이 되었지만 독도를 봐야겠다는 희망을 갖고 새벽같이 일어나 갔었다.
파도가 천천히 뱃전으로 달려왔다 부딪치고 밀려가면 작은 조각배처럼 배는 시~소를 열심히 타면서 섬으로 나아가고,
철~썩 철~썩!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로 점점 멀어져갔다.
쾌속선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시퍼렇게 살아 있는 바다는 멈추지 않고 날을 세워가며 사납고 거칠게 파도로 저항을 한다.
곡예를 펼치듯 파도에 순응하며 떠가는 쾌속선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머리와 금방이라도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구토를 참으며 바다는 어떤 힘을 받기에 이렇게 거칠고 강해지는가? 거부하는 몸짓을 이렇게 심하게 하는가?
뭍에서 바라보면 아련히 꿈꾸게 하는 바다가 망망대해 한복판에서는 '생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처럼 무섭고 두렵게만
느껴졌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항상 새롭게 자연에 동화하며 살아있는 바다!
신생대 화산 분출로 처음에는 하나의 섬이었다가 오랜 세월 바람과 파도에 씻기어 지금의 독도가 되었다는 꿈의 섬! 을
나는 이번에도 못 보았다. 짙은 안개와 높은 파도로 인간이 근접할 수 없게 했다.
인간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먹고자 뱃전에 떼를 지어 달려드는 갈매기들이 아닌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갈매기들만이
그들의 천국에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여학교 때 읽었던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에 나오는 조나단 리빙스턴은
다른 갈매기들의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에 도전한다.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는 말을 하면서…‥. 끊임없이 날개 짓을 하는 새들만이 하늘에 떠있는 것을
바라보며 꿈꾸면 언젠가는 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은 희망하는 것입니다. 희망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사람들에게 힘과 동기를 심어 줍니다."
<노먼커즌>의 글이 아니어도 어떻게 행하고 어떻게 바라보는가!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하려는 의지와 사물을 이해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느냐에 희망이라는 꿈을 내 안에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보느냐 또 어떻게 보느냐에 우리네
인생의 내용과 질이 결정된다. 그러고 보면, 바라봄은 썩 괜찮은 행동이라 여겨진다.
그 무엇인가를 바라보며 여러 모양의 메시지를 보내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가 내 안에 생기기 때문이다.
바라보면서 내 안에 담는 희망은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고, 자신 있게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생긴다.
자신이 그 무엇인가를 움직일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할 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스스로 믿음을 줄 때 희망이 자란다. 척박한 땅에 씨앗이 뿌려져도 가꾸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 수확의 기쁨을 주는 것처럼 희망도 자신을 절제하고 어떤 시련에도 좌절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이 있을 때 희망은 자란다.
내가 힘들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도, 나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희망이 자라게 하고, 꿈을 담는 삶을
쓰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이 풍진 세상을 살아야 하는 의미를 내 삶의 바구니에 담아보려는 것이다. 나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대상과의 만남에서, 바라보는 나의 위치와 관계를 설정하고, 살아내면서 생기는 갈등과 고통을
이겨내어 삶의 환희를 담고 싶어서이다. 살아가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필연적 과정을 거쳐야하는 뜻을 가진 인생에서
멈춘다는 것은 곧 생을 마감하는 것이기에…‥.
** 꿈을 싣고 나는 독도: 독도 사진을 독도 박물관에서 구해 바구니 안에 담았다.
내 삶의 바구니 안에 꿈을 꾸게 하는 독도 가 있다.
꿈을 싣고 날아가는 갈매기들을 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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