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딸이 차린 합동 생일상

뉴도미닉 2012. 2. 7. 12:16

 

 

 

딸이 차린 합동 생일상

 

 

2월 초순을 전후해서 우리 집은 바빠진다. 올해는 생일이 네 번에 기제사가 세 번.

음력생일을 쇠는 진도화와 양력생일을 쇠는 돔의 생일이 공교롭게도 올해는 이틀이 차이가 나

딸과 상의 끝에 돔의 생일에 합동 생일상을 차리기로 했다.   

 

토요일 저녁에 딸이 시장을 보고 한 보따리 물건을 사 들고 들어오며

한 마디 "아이구 힘드네·····." 무겁다는 뜻이다.   

몽몽이는 늘 그러듯이 반가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난리다.

 

일요일 아침 열 시가 가까워져서야 미역국을 들었다.

아침은 아점으로 하고 저녁은 딸이 만든 음식을 일찍 들자는 모녀간 약속이 있었다나.

 

아점이 끝나자 딸은 팔을 걷어붙이고 요리 준비에 바쁘다.

자기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고 진도화가 귀띔.

 

오후 3시가 넘어 몽몽이가 갑자기 짓고 난리다.

문밖에 막내아들이 온 것을 제일 먼저 알아차린다.

선물 두 보따리와 케이크 두 상자에 생선회를 준비해 왔다.

   

 

 

 

음식을 만드는 정섭 엄마[딸]

 

 

 

 

딸이 차린 합동 생일상

 

 

 

 

                             땅콩과 들깨 소스를 뿌린 밤, 적채, 양상추 샐러드                            도미, 방어뱃살, 광어 생선회                                        

 

 

 

 

                                                     팔보채                                             브로콜리를 곁들인 마요네즈 새우                                        

 

 

 

 

쇠고기 떡갈비                                                           아홉 가지 산채

 

 

 

 

                         닭 안심 살로 만든 유림기                                                   자연산 멍게와 굴                             

       

 

 

 

 

  

 

 

"쨍" 하고 포도주잔 부딪히는 맑은 크리스털 소리와 함께 만찬 시작.

사진은 시원치 않으나 맛은 일미!!!

 

모든 접시가 바닥나고 나물만 조금 남았다. 

 

손자 왈 "할아버지 집에 올 때마다 파티하면 좋겠다."

 

     

선물과 어린 손자가 쓴 개발새발 그린 카드와 손녀가 쓴 축하 생일카드를 받았다.

"오래 건강하세요."라는 마지막 문구를 확인하느라 한동안 시간이 걸렸는데

'개발새발'이 맞는지 검색해 보니 '괴발개발'이 표준어랍니다. ㅎㅎ

  

 

장인 장모의 생일 선물로 금일봉이 담긴 사위가 전하는 봉투는 반갑기만 하다.

현찰 좋아하는 것을 알았나 보다. ㅎㅎㅎ

 

 

선물이란 물건이든 현금이든 비싸든 싸든, 많든 적든 전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랑과 성의가 담기면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식후라 즉석에서 다 먹을 수 있는 아담하고 작은 합동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여

 

우리 집 직계 가족 수 대로 손자가 꽂은 촛불 열 두 개에 불을 붙이고

 

"생신 축하합니다 ······."  ∼∼♪♬♩∼∼∼

축하노래가 끝나고 두 사람이 불을 끄는 순간도 용케 잡았다.

 

 

 

 

 

나이는 한 살 더 먹었으나

 

 "이것이 사람 사는 재미인가 보다 ··········."

 

라고 잠시 독백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