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전하는 버들강아지
월요일 새벽 봄을 재촉하듯 바람에 날리며 가랑비가 내린다. 이번에도 충분한 비는
내리지 않겠다는 예보이고 보니, 말라 들어가는 개천물은 불지 않을 것 같다. 올해는 비다운 비나 눈다운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고 경칩을 맞이하게 되나 보다. 논밭이 흠뻑 물을 먹어야 곧 시작되는 농사에
큰 도움이 될 터이고 농민의 걱정도 덜어줄 수 있을 터인데 걱정이 앞선다.
지난 토요일, 집안에 처박혀 있기가 답답해 날도 따듯하고 몽몽이도 운동시킬 겸 몸살감기로
시달리다 웬만해져 집에서 쉬겠다는 진도화를 억지로 끌고 집 근처 중앙공원에 나갔다. 율동공원에 있는
분당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분당 천의 개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지나간 일이며 앞으로 살아갈 일 등 상념에
빠져 본다. 소리도 내지 않고 흐르는 시냇물에 갯버들이 비쳐 한 폭의 그림이 재현되는 현상을 보다 보니
어느 카페에선가 보았던 '물에 비친 영상' 생각이 문득 스쳐 간다. 요즘 카페나 블로그에 올린 글이나
댓글을 보면 대부분 봄에 관한 내용이 많다. 그러나 아무리 주위를 살펴봐도 아직은 뚜렷한 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개나리도, 진달래도, 다 꽃눈이 터지려면 아직 멀었고 다만 날이 따듯해졌다는 변화뿐이다.
어렸을 때 '뿌연 꽃 바람이 불어와야 창 꽃[진달래]이 핀다.'라고 어른들이 말했었는데 그 꽃 바람이라는
것이 바로 황사인 것을 그때는 몰랐었다. 아직 개울 둑에서 나물 캐는 여인도 보이지 않고·····.
어깨에 메고 간 카메라는 폼만 낸 꼴이 되어 냇가에 엄청나게 많은 갯버들이나 몇 컷 찍기로 했다.
적당한 장소를 찾다가 무심히 버들강아지를 들여다보고는 깜짝 놀랐다.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이따금 한두 개씩 피기 시작한 버들강아지 꽃이 너무도 예쁘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앞장서 갔던 진도화가 몽몽이를 데리고 되돌아와 "무얼 그리 열심히 찍어요?" 라고 묻는 바람에
옆에 사람이 와 있다는 사실을 알 정도로 한동안 사진 찍기에 빠져들었다.
머지않아 버들강아지가 활짝 꽃을 피울 거고 또한 파란 잎이 돋아난 버들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어 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돌아가는 발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버들강아지가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날이기 때문일 거다.
▲ 버들강아지가 껍질을 벗는 모습
▲ 빨간 버들강아지도 보이고
▲ 연녹색의 버들강아지도 보인다.
꽃이 피기 시작한 모습이 꼭 벌레같아 보이기도·····
▲ 꽃을 확대해 보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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