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사랑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White Day였던 어제 날씨는 짙은 구름이 낀 을씨년스럽고
썰렁하기만 했다. 며칠 전 월요일 황열병 예방접종을 해서인지 몸에 몸살기가 돌아 진도화와 처형
그렇게 셋이서 메기탕을 먹으러 나갔다. 펄펄 끓는 매콤한 탕을 들면 몸이라도 좀 풀릴 것 같아서였다.
3만 5천 원 하는 중짜 탕에 전복 세 마리와 수제비를 빚어 넣은 탕 국물은 맛도 맛이려니와
뜨거운 열기로 등이 축축하게 땀이 배게 한다.
몽몽[Mongmong]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홀로 잠자던 몽몽이가 처형에게 매달려 데굴데굴 구르며
아양을 떤다. 정작 저를 길러준 주인은 제쳐놓고 어리광 섞인 애정 표현이고 보니 어쩌다 동생집에 들리는
처형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했기에 그런 것인지 동물로부터 사랑이라는 힘을 오늘도 배우게 된다.
돔에 雪 梅를 올린 지 사흘이 되어 무엇인가 올릴 것을 찾아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몸살기로 밖엔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 있는 꽃을 다시 올려보기로 한다. 2월 20일 처음 꽃이 핀
만데빌라는 그동안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일곱 송이가 피어있고 은은한 향기를 전하는 킹기아넘은 2월 말에
피어 만발한 상태다. 홀로 외롭게 핀 게발선인장은 낮엔 피고 밤엔 오무라들기를 일주일째 반복하고 있고,
작년 11월 보너스로 얻어온 포춘은 올 2월 말에 꽃이 다 졌으나 다시 꽃봉오리가 자라 여덟 송이의
꽃이 피어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정성스레 돌본 사랑이 있었기 때문일 거다.
킹기어넘[Kingianum]
게발선인장[Crab Cactus]
포춘[Fortune]
만데빌라[Mandevilla]
북쪽으로부터 확장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해맑은 태양이 새벽부터 비치는 오늘, 몽몽이와
꽃들이 사랑이라는 교훈을 다시 배우게 한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사랑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대하고 성스럽고 심지어는 목숨까지도 바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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