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행 40일 - 1편[시립시장]
4월 11일 오전 9시 35분 굉음과 함께 상파울루 직행 KE061편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한다.
몇 년을 기다리던 여행을 비로소 실천에 옮기는 순간이다.
열한 시간을 날아 급유를 하기 위해 LA에 도착한 현지 시각은 4월 11일 오후 3시 15분경.
이곳을 떠난 시간은 같은 날 오후 6시 50분 경이다. 졸음을 쫓기 위해 일곱 편의 비디오를 보며
시차 적응을 위해 잠을 참았고 12시간 가까이 다시 날아 상파울루에 도착한 시간은
4월 12일 오전 10시 20분 경[한국 시각 4월 13일 밤 10시 20분]이다.
LA 공항에 도착한 지 1시간 45분 만에야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마치고 환승 대기실에서
지루한 한 시간 반을 보내야 했다.
저녁 6시 50분경 KE061편 비행기는 LA 공항을 이륙 상파울루로 향한다.
붉게 물든 서쪽 하늘에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어디인진 알 수는 없으나 아마존 강의 상류로 보이는 구불구불 구부러진 강과 기하학적으로
펼쳐진 평원과 산야가 교차하여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창 아래로 보이는 대자연의 풍경이 좁은 좌석에 앉아 겪는 고통스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니 다행이긴 하였으나 준비해간 우황청심환이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인지 호수인지 1만 미터 상공에서 보는 대자연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상파울루 '과루료수' 비행장에 도착.
60이 넘은 용승[처조카]과 혜란[처질녀]이 마중을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이국땅에서 만나는 반가움을 무슨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혜란이 긴 여행에 힘들었다고 즉석 파인애플 주스를 주문하여 목을 축이고
나는 용승이 차로 진도화는 혜란이 차로 처형 집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접한 담벼락에 그린 그림과 낙서가 시야에 들어온다.
브라질에서 앞으로 수없이 많은 낙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조카의 설명.
잠시 시내를 달리는 동안에도 많은 낙서를 볼 수 있었다.
공항에서 떠난 지 20여 분 만에 시내 처형이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구글 지도를 통해
찾아보았던 집이라 외관이 낯설지가 않다. 따뚜아뻬[Tatuape] 지역에 있는 아파트다.
모든 아파트는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2중 차고 문을 거쳐 주차장 출입이 가능했고
사람도 3교대 하는 경비가 열어주는 2중 출입문을 통해야만 출입할 수 있다.
아파트뿐만이 아니라 일반 가게나 개인 집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아마도 도둑이나 강도가 많아 2중문을 설치해오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오래전 한국에 두 차례 다녀가신 지 15년 만에 만난 처형은 84세이신데도 건강하시다.
작년에 분당 우리 집에 다녀간 까밀라의 아들 에니키[증손자]를 안고 있는 손자 정섭도 밝아 보인다.
우리 두 사람을 위해 침실 두 방을 배정해 주었는데 나는 혜경[작은 처질녀]이가 쓰던 방을
진도화는 혜란[큰 처질녀]이가 쓰던 방을 임시 거처로 사용하게 되었다. 둘이 침실 하나면 되는 것을
편하게 따로따로 쓰라는 배려에 고마운 정을 다시 느꼈다.
내가 쓰는 방에는 예쁜 사진들이 걸려있다.
혜란,,혜경,애기까밀라 까밀라 어린 시절 혜경
혜경 창원,대원,까밀라[손자들과 손녀] 까밀라[에니키 엄마]
- 4월 13일 -
4월 13일 아침 거실에서 본 시내 풍경.
이곳 날씨는 막 가을에 들어섰고 최고 기온 섭씨 24도 내외 최저 17도 내외로
쾌적하고 공기가 상쾌하다.
도착한 지 이틀째 되는 날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점심을 들러 조카가 데려간 곳은
따뚜아페[Tatuape] 지역에 있는 유명한 '히빠나브라싸[RIPANA BRASA]'라는 음식점으로 음식은
뷔페와 비슷하고 '뽈킬로[Por Kilo]'식으로 음식을 저울로 달아 값을 지불한다.
1 Kg에 49.90헤알[한화로 약 32,000원]이고 말로만 듣던 브라질의 까페[커피]를 처음으로
맛본 곳이다. 소주잔만 한 작은 잔에 진하게 탄 커피로 맛은 좀 썼다.
점심을 마치고 시내 Bras에 있는 혜란이 회사 '뿌티부인[Buti Buin]'에 들렀다. 2층으로 된
옷가게로 브라질 국내뿐 아니라 이웃 나라에도 수출하는 회사로 경제가 침체한 어려운 국내사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원의 감축과 하도급 체제로 전환해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
시립시장[Mercado Municipal Paulistano]
후에 안 사실이지만 시립시장은 상파울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한 관광코스 중 하나다.
1933년 1월 25일에 개장한 종합 시장으로 면적 12,600 평방미터인 중 2층으로 된 대규모 시장으로
건축적인 면에서도 유명하다. 1층은 시장 2층은 유명한 식당가로 되어있다.
내부는 천장과 벽에 설치된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밝고 세상의 온갖 과일을 비롯하여
채소, 양념, 육류, 치즈, 생선, 견과, 곡물, 씨앗 등 많은 상품으로 꽉 차있다. 처음 보고 신기한 것이 많아
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관광거리가 되고도 남는다.
과일 가게 종업원들이 여러 가지 맛있는 과일을 즉석에서 깎아 맛보게 하는데 거기에
함정이 있었다. 과일을 사려고 이것저것 맛있는 것을 골랐더니 터무니없이 큰 금액이 나온다.
뒤늦게 도착한 혜란이가 아니었으면 함빡 덤터기를 쓸뻔했다.
시장 구경을 대충하고 2층 식당가로 옮겼다. 그 많은 좌석이 꽉 찼다.
잠시 기다렸다가 1952년에 개업하고 이곳에서 제일 유명한 '호까빠[Hocca Bar]'에 자리 잡았다.
점심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기서 만든 음식을 꼭 맛봐야 한다며 대형 햄버거와 대구고기를
넣고 튀긴 사각형의 빠스텔렁[Pastelao]을 주문하여 맥주와 함께 맛보았다. 대구는 서유럽에서 수입한 것으로
한국의 대구포와 비슷한데 값이 엄청 비싸지만 이곳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데 맨손은 안 쓴다. 빵도 맨손을 쓰지 않고 꼭 종이로 싸서 든다.
까밀라와 진도화가 햄버거를 들고 있다.
황갈색 정장의 시립시장의 주차 요원과 경비원들
시립시장에서 과일을 사 들고 돌아오는 길에 어느덧 어둠이 깃든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브라질 인사말 몇 가지를 배워 40여 일을 지내면서 유용하게 사용했다.
물론 브라질어[폴트갈어]를 하는 사람을 항상 대동했으니 가능했다.
봉지아는 오전 인사말로 '안녕하세요',
오브리가-도는 '고맙습니다',
짜우는 '빠이빠이', 그리고
따봉은 '좋다 고맙다'라는 네 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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