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공원의 갈대
중국에서 날라온 높은 미세먼지 농도로 하늘은 맑으나 시야는 온통 뿌옇다.
다행히 바깥 기온이 다소 높아졌고 일요일에는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가 있어서 오후 늦은 시간이었지만 블로그에 올릴 영상을 담으러 집을 나섰다.
멀리 다녀올 시간이 없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율동공원으로 향했다. 그동안 단풍은 여러 번 올렸었기에 다음엔 무엇을 올릴 것인지 뾰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생각에 잠긴 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무심코 호수가 있는 개울 갓길을 걷고 있는데 영장산 산자락에서 발원하여 분당저수지로 흘러들어
오는 분당천의 고인 물에 아름답게 비친 나목과 억새 그리고 갈대가 보인다. 순간적으로 호수 주변의 갈대 생각이 떠올랐다. 호수의 갓길을 따라 천천이
한 바퀴 돌면서 눈에 띄는 갈대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며 고운 영상을 담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고 있다.
- 11월 23일 토요일 밤에 -
몇 년 전만 해도 율동공원 분당저수지에 있는 갈대밭은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 갈대가 핀 공원을 찾아 촬영팀을
대동한 영화나 연속극 촬영팀, 예비 신랑 신부, 모델, 사진작가 등 많은 사람이 갈대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와 일반 관람객은 제대로 구경하기조차 어려웠다. 그러던 것이 공원 측에서 관람객을 위한 새로운 관광길
설치 및 주변 환경을 단장한 후로는 무슨 이유인지 갈대가 거의 다 줄어들어 요즘에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고 가끔
데이트족이나 가족나들이객이 찾아와 얼마 남지 않은 갈대를 즐길 뿐이다.
-11월 23일 율동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