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동공원의 갈대
며칠을 기다려도 개이지 않던 하늘이 오랜만에 푸르스름하게 얼굴을 내밀어
몽몽이를 데리고 율동공원을 찾는다. 그러나 예년 어느 날이었던가 서슴지 않고
튀어나왔던 '천고마비'란 부르짖음엔 한참 못 미치는 가을 하늘이다.
아마도 높은 습도 탓이 아니면 중국에서 날라온 미세먼지 탓으로 그렇게 하늘색이
뿌옇게 보이는듯한데 원색인 빨갛고 황갈색의 단풍과 짙은 상록수의 녹색으로
어우러진 파란 호수와 미풍에 흔들리는 갈대가 우거진 공원의 절경은
잠시 모든 상념을 잠재우며 멀리 가버린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